
- 개요
안녕하십니까, 안젤리나 젤리입니다.
지난번 리뷰에서 뉴크로바의 삼성상용차 SM510 덤프트럭을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영국의 한 골동품샵에서 건너온 흰색 덤프트럭 한 대, 삼성상용차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온 첫 번째이자 마지막 미니카라는 불운한 역사를 가진 그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제품은, 그 SM510의 원형이 된 바로 그 트럭입니다. 닛산디젤 빅썸(Big Thumb), 그리고 이를 복각 제작한 틴즈토이즈의 덤프트럭입니다.
여기서 이 두 미니카 사이에 존재하는 흥미로운 역설을 다시 한번 짚고 싶습니다. 실차의 세계에서는 닛산디젤이 1990년 빅썸을 먼저 출시하였고, 삼성상용차는 그로부터 4년 뒤인 1994년에 빅썸을 기반으로 SM510을 만들어냈습니다. 즉 실차에서의 순서는 빅썸(원조) → SM510(라이선스)입니다. 그런데 미니카의 세계에서는 이 순서가 완전히 역전됩니다. 뉴크로바가 SM510 미니카를 먼저 출시하였고, 그 금형이 틴즈토이즈로 넘어간 뒤에야 닛산디젤 빅썸 버전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실차의 출시 순서와 미니카의 출시 순서가 정반대가 된 이 기묘한 역전 구도가, 이 두 미니카를 나란히 놓고 볼 때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삼성트럭 보러 가기:
2026.03.26 - [국산다이캐스트] - [뉴크로바] 삼성상용차 sm510 : 영국까지 건너간, 삼성로고가 달린 트럭

- 제품(박스) 소개
이번 제품은 틴즈토이즈의 공용 박스 패키지에 담겨 있습니다. 틴즈토이즈는 뉴크로바를 비롯한 국산 미니카 제조사들의 금형을 인수하여 복각 제품을 찍어내는 회사로, 이 공용 박스 디자인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틴즈토이즈를 상징하는 패키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원제조사인 뉴크로바 시절의 패키지와 비교하면 제품별 개성이 없는 공용 박스라는 점에서 수집욕이 한 단계 낮아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이 틴즈토이즈 박스가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습니다. 뉴크로바의 금형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이 세상에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이 틴즈토이즈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하는 믹서제품이 아닌 탱크로리를 소개하는 것은, 오리지널에는 없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유공트럭(현 SK) 제작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실제로 판매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틴즈토이즈에는 이렇게 크로바로는 발매한 적이 없는 제품들이 간혹가다 발견됩니다.
틴즈토이즈의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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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필자는 국산미니카 그 자체보다는 역사와 시대상을 알아가는걸 더 좋아하기 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고 정보도 없는 속칭 "내놓은 자식들"을 찾는 걸 즐거워합니다. 이 차량 역시 그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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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형 소개
전면의 기본 구성은 지난번 소개한 SM510과 대동소이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동일한 뉴크로바 금형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니까요. 그러나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습니다. SM510에서는 삼성상용차의 로고와 SM510 레터링이 자리하고 있던 그릴 부분이, 이 빅썸에서는 닛산디젤 로고와 UD 마크, 그리고 빅썸의 모델명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그 로고 하나의 차이가 이 트럭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SM510이 한국의 파란만장한 상용차 역사를 담고 있다면, 이 빅썸은 1935년 '니혼디젤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닛산디젤을 거쳐 현재의 UD트럭으로 이어지는 80년 이상의 일본 트럭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도장 색상과 외관 형태는 SM510과 동일하며, UD로고 트림명 V8 340이라는 데칼정도만 변경되어 있습니다. 전면 캡의 철제의 묵직하고 납작한 인상도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캡오버 구조 특유의 넓고 직선적인 전면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이 부분에서 뉴크로바 금형의 완성도가 틴즈토이즈 버전에서도 그대로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측면과 후면 역시 SM510과 동일한 구성입니다. 덤프 적재함의 표현, 후면 테일게이트와 라이트 배치까지 금형 자체가 동일한 만큼 차이를 찾기 어렵습니다. 다만 도장 색상이나 데칼 구성에서 버전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덤프, 믹서, 캡, 트레일러, 저금통(탑차) 버전이 있고, 복각은 원제품과 다르게 탱크로리가 있습니다.! 박스(제품소개 참고), 이 부분이 같은 금형에서 나온 두 미니카를 구분하는 또 다른 재미가 됩니다.

M510 리뷰에서 소개해드린 것과 동일하게, 이 빅썸에서도 캡 틸팅 기능이 그대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운전석 캡을 앞으로 젖히면 엔진룸이 드러나는 이 기믹은 뉴크로바 금형의 특징으로, 틴즈토이즈 복각 과정에서도 손상되지 않고 살아있습니다. 이 기능 덕분에 두 미니카를 나란히 놓고 캡을 젖혀두면, 로고와 도장만 다를 뿐 내부 구조는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차와 미니카가 동시에 전하는 "원조와 라이선스는 로고만 다르다"는 메시지가 꽤나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엔진의 표현도 단일부품이지만 도색을 달리하거나 배관의 표현을 함으로써 디테일해 보이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내도 크로바랑 동일합니다. 열리지 않지만 실내에 에어컨 구멍과 속도계까지 구현해 놓은 게 놀랍습니다.

하판에는 틴즈토이즈의 제조 각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뉴크로바 시절의 SM510 하판과 이 지점에서 명확하게 갈립니다. 금형은 같지만 만든 회사는 다르다는 사실이, 하판의 각인 하나로 조용히 증명됩니다. 다만 크로바 버전 삼성트럭에서 틴즈토이즈 하판이 발견된 적 있습니다. 특히나 탑차버전으로 나온 "카스 공장기념품"에서 틴즈토이즈 로고가 발견되는데 이는 같은 공장에서 동시에 출하되어 가끔씩 하판을 혼돈하여 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혹은 재고 부족으로 하판을 돌려썼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 총평
닛산디젤 빅썸은 1989년 공개, 1990년 1월 일본 시장에 출시된 닛산디젤의 대형 트럭으로, 그 전신인 레조나의 후속 차종입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던 전자식 자동변속기 E-매틱을 1991년 도입하고, 1992년 마이너체인지를 거쳐 ABS와 ASR을 추가하는 등 꾸준히 발전을 거듭하며 2014년까지 생산된 장수 모델입니다. 한국에서는 삼성상용차를 통해 SM510, SM530으로 알려졌으나, 원조인 빅썸은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지금도 현역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트럭입니다. 닛산디젤은 이후 2007년 볼보그룹에 인수되어 2010년 UD트럭으로 사명을 변경하였고, 지금은 이스즈 산하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SM510 리뷰에서 삼성상용차가 IMF를 버텨냈다면 역사가 어떻게 달라졌을지를 생각해 봤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상상을 해봅니다. 만약 삼성상용차가 살아남아 지금도 빅썸 기반의 트럭을 생산하고 있었다면, 틴즈토이즈가 굳이 삼성 로고를 닛산디젤 로고로 바꾸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 작은 로고 교체 작업 하나가, 삼성상용차의 비어있는 자리를 조용히 대신하고 있는 것 같아 묘하게 쓸쓸한 기분이 드는 제품입니다.
그럼에도 이 닛산디젤 빅썸 미니카는, 뉴크로바의 훌륭한 금형이 틴즈토이즈를 통해 세상에 계속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SM510은 구하기가 거의 하늘에 별따기이지만, 이 빅썸트럭은 종종 해외에서 발견되고, 23년에 카페에서 제가 소개한 글로 인해 많은 수량이 한국에 들어오기도 하였어서, 구하기가 그나마 쉬운 축에 속하는 만큼, 삼성트럭을 구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제품에도 관심을 가져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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